로보틱스가 “ChatGPT 모먼트”에 다가가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나는 로봇을 실제로 일하게 만들어야 하는 고객을 떠올리게 된다. 한국의 창업 지원 기관인 GCCEI에서 일할 때, 나는 기업 파트너와 실증을 해 볼 만한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이 주제를 볼 때 내가 가져오는 배경도 그 경험이고, 질문도 하나로 모인다. 무엇이 있어야 기업이 데모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구매로 넘어갈까?

로보틱스에서 “돌파구”는 하나의 뚜렷한 사건을 가리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상적인 데모는 이 기술을 상상하기 쉽게 만든다. 생산 작업 하나에서 제값을 하는 로봇은 그와 다른 것을 입증하고, 낯선 작업에도 안정적으로 옮겨 가는 시스템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지금의 기대감이 이 가운데 어느 이정표를 가리키는지 알아보려 한다.

내가 지켜보는 접근법 중 하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이다. VLA는 이미지와 언어를 이용해 로봇을 제어하는 동작을 만들어 낸다. 새로운 작업을 맡길 때 개별 동작을 일일이 프로그래밍하는 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Google DeepMind의 Gemini Robotics 설명

이것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인지 따져 보기 위해 가상의 공장 작업 하나를 예로 든다. 부품을 트레이에 놓는 일이다. 로봇이 지시를 이해하는 것에 가치가 있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로봇이 부품을 찾아 집고, 부품이 틀어지면 알아차리고, 놓기에 실패하면 복구하는 것까지 필요하다. 이 중 얼마만큼을 범용 모델이 떠맡을 수 있고, 얼마만큼이 여전히 현장 설치의 몫으로 남을까?

Waymo와의 비교

자율주행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은 연구에서 유료 서비스로 넘어간 과정이 눈에 보이는 역사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정표들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 역사를 공장에 대한 예측으로 옮기는 데는 조심스러워진다.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는 2009년에 시작됐다. Waymo는 2018년 12월 피닉스에서 상용 서비스를 내놓았고, 2020년 10월에는 같은 지역에서 완전 무인 서비스를 열었으며, 2024년 6월에는 샌프란시스코의 대기자 명단을 없앴다. 날짜마다 사람들이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장소나 방식이 바뀌었다. 이 중 어느 시점을 ‘도착’으로 봐야 할까? 2018년 출시; 2020년 완전 무인 서비스 개방; 2024년 샌프란시스코 개방

공장과의 비교가 끌리는 이유는 운영자가 환경을 더 많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트레이 작업이라면 부품이 정해진 위치로 들어오도록 하고, 사람이 로봇의 작업 스테이션에 들어오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면 모델이 훨씬 넓은 변동을 다루기 전에도 쓸모 있는 설치가 가능할 수 있다.

그렇다고 Waymo의 역사에서 몇 년을 빼는 식으로 공장 도입 시점을 추정할 수는 없다. 똑같이 생긴 단단한 부품을 다루는 일과 모양이 변하는 포장재를 다루는 일은 다르다. 어떤 실패가 중요한지는 고객의 작업이 정하고, 한 작업에서 쓸모 있는 시스템이 다른 작업에서는 여전히 고전할 수 있다.

생산 라인과의 통합

부품-트레이 로봇을 파일럿 대상으로 평가한다고 상상해 보면, 파지는 내 질문의 시작일 뿐이다. 로봇은 부품이 준비됐다는 걸 어떻게 아는가? 어느 트레이가 지금 주문에 해당하는가? 다음 기계에 진행하라는 신호는 무엇이 주는가?

공장은 이미 기계 컨트롤러, 생산관리 소프트웨어, 업무 시스템으로 이런 작업을 조율하고 있고, VLA는 그 운영 안에 맞물려 들어가야 한다. 부품을 잘못 놓았다면 무언가가 그 실패를 감지하고, 다시 시도할지, 멈출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지도 정해야 한다.

그래서 설치 팀이 무엇을 재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간다. 작업 스테이션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이미 알려진 실패를 피하도록 엔지니어링하는 것만으로도, 한 작업은 경제성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른다. 더 많은 변동을 다룰 수 있는 모델이라면 그런 엔지니어링을 줄여 줄 수 있겠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이어지는지 알려면 다음 작업이나 다음 현장에서 나온 증거가 필요하다.

학습 데이터에도 같은 질문이 따른다. 사진은 배치가 끝난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있어도, 그 결과를 만든 움직임이나 힘까지 기록하지는 않는다. 로봇 시연 데이터는 관찰을 행동 및 결과와 이어 주지만, 이를 모으는 일은 몸을 써야 하는 물리적인 작업이다. 성공한 파일럿을 반복 가능한 제품의 증거로 받아들이기 전에, 다음 기계에 새 데이터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고 싶다.

로보틱스 제휴와 인수

이런 설치 문제는 삼성과 SoftBank의 발표를 읽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산업용 로봇 사업이 AI 회사에 가져다줄 수 있는 것, 즉 기존 고객 관계와 기계를 유지보수하는 역량이다.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자사의 AI·소프트웨어 구상을 기존 로봇 회사와 결합했다. SoftBank는 2025년 10월 ABB의 로봇 사업부를 53억 7,5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으며, AI 투자와 나란히 상당한 규모의 산업 사업을 확보하려 했다. 이 글의 기준 시점인 2026년 2월 현재 ABB 거래는 계약 단계였고, 인수가 완료된 것은 아니었다. 삼성 발표; SoftBank 계약

이런 결합이 모델이 고객에게 닿는 데 왜 도움이 될 수 있는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발표만으로는 새 생산 라인에서 로봇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할지, 다음 설치에서 맞춤 엔지니어링이 덜 필요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내가 지켜보는 것은 그런 운영 결과다.

파일럿에서 알고 싶은 것

구매 질문으로 돌아가면, 나는 파일럿에서 로봇이 부품을 한 번 놓을 수 있는지만이 아니라 일상적인 중단 상황을 어떻게 넘기는지를 보고 싶다. 내가 가져갈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사람이 개입하기 전까지 얼마나 오래 작업을 이어 가는가?
  • 파지에 실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가?
  • 다음 작업 스테이션에는 새 데이터와 엔지니어링이 얼마나 필요한가?
  • 감독, 가동 중단, 유지보수까지 포함하면 작업 한 건을 완료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가?

내게는 첫 번째 작업 스테이션이 충분히 안정적으로 돌아가서 고객이 두 번째 스테이션을 추가하는 일이, 로보틱스의 “ChatGPT 모먼트”가 언제 올지 또 하나 제시되는 날짜보다 더 유용한 도입 신호다. 그것도 여전히 특정 작업 하나에 대한 증거일 뿐이다. 그래도 내가 이 분야를 계속 지켜보는 이유인 질문에는 답해 준다. 유망한 기술 역량은 언제 기업이 계속 쓰고 싶은 것이 되는가?